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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미세 플라스틱

도시와 농촌에서 경험하는 미세 플라스틱 노출 차이

by cheerlog0509 2025. 9. 29.

 

 

같은 공기 속에서도 다른 미세 플라스틱 경험

미세 플라스틱은 더 이상 바다와 강에서만 발견되는 환경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마시는 물, 심지어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에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도시와 농촌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경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동안 서울에 살다가 이후 몇 년간 농촌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데, 같은 한국 땅이지만 노출되는 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와 농촌에서의 생활을 비교하며 미세 플라스틱 노출 차이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공기와 포장재 속 미세 플라스틱

도시에 살 때 가장 크게 느낀 건 공기 질이었습니다. 자동차 매연, 산업 활동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과 함께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에 있을 때는 창문을 열면 미세먼지가 가득 들어왔고, 환기를 자주 하지 못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마저도 일회용 마스크 안에 들어 있는 합성섬유가 미세 플라스틱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고민이 더 커졌습니다.

또한 도시에서의 식생활은 대부분 포장재에 의존했습니다. 배달 음식, 편의점 간편식, 슈퍼마켓에서 파는 포장 제품은 거의 모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습니다. 당시에는 편리했지만, 매일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며 "이게 결국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우리 몸과 환경으로 돌아오겠구나"라는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흙과 물에서 느낀 미세 플라스틱

농촌으로 이사 온 뒤에는 분명히 도시와는 다른 환경을 경험했습니다. 택배와 배달음식 사용 빈도가 줄어들어 포장재 쓰레기는 크게 줄었지만, 대신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닐 멀칭(작물 재배 시 땅 위에 까는 비닐)이 있습니다. 이 비닐이 햇빛과 비바람에 의해 조금씩 찢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미세하게 부서져 흙 속으로 들어갑니다. 밭일을 도우며 땅을 뒤집을 때마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나오는 걸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농업용수입니다. 강이나 저수지에서 끌어온 물은 이미 생활 하수나 산업 활동으로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농촌에서 식수로 사용하던 지하수는 상대적으로 깨끗했지만, 농업용수 채취구 근처에서는 작은 비닐 조각이나 플라스틱 파편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즉, 도시에서는 공기와 생활용품을 통해, 농촌에서는 토양과 물을 통해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도시와 농촌 미세 플라스틱 노출 비교표

구분 주요 노출 경로 체감 경험 특징
도시 공기, 교통수단, 일회용 포장재 호흡기 부담,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 소비 패턴 중심 노출
농촌 토양, 농업용수, 농업 자재(비닐 등) 밭에서 플라스틱 조각 발견, 농업 폐기물 처리 어려움 생산 활동 중심 노출

도시와 농촌의 공통점과 차이

제가 느낀 도시와 농촌의 차이는 노출 경로에 있었습니다.

  • 도시: 공기, 교통수단, 생활용품, 일회용 포장재
  • 농촌: 토양, 농업용수, 농자재(비닐, 그물망 등)

하지만 공통점도 분명합니다. 결국 형태만 다를 뿐, 두 환경 모두에서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 사람들은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아 직접적인 소비 과정에서 노출이 크고, 농촌 사람들은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잔여 플라스틱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체감했던 건강과 생활의 차이

도시에서는 호흡기 건강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미세먼지와 함께 흡입되는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목이 자주 칼칼했고,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반면 농촌에서는 공기 질이 확실히 좋아지고 호흡기가 편안해졌습니다. 하지만 농작업을 하면서 흙 속 플라스틱 조각을 만지거나, 태워 없애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맡을 때는 또 다른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음식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배달·포장 음식이 많아 플라스틱 접촉이 늘었고, 농촌에서는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많이 먹다 보니 포장재 노출은 줄었지만, 대신 토양과 수질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과제

제가 도시와 농촌을 모두 경험하면서 느낀 건, 어디에 살든 미세 플라스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노출 경로와 정도가 다를 뿐입니다. 도시에서는 소비 패턴을, 농촌에서는 농업 방식과 토양 관리 방식을 바꿔야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는 다회용품 사용을 생활화하고, 불필요한 배달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농촌에서는 비닐 멀칭 대신 친환경 대체 자재를 사용하고, 농업 폐기물을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도시와 농촌의 미세 플라스틱 노출 차이

 

도시와 농촌은 서로 다른 환경이지만, 모두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공통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편리함이, 농촌에서는 생산 방식이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저의 경험을 통해 확인한 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 작은 실천과 동시에 사회적 시스템의 변화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미세 플라스틱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