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은 이제 지구촌 전체가 직면한 환경 위기이자 보건 과제가 되었다. 바다와 강, 토양, 심지어 대기와 인체에서도 발견되면서 각국 정부는 이를 줄이기 위한 법적·제도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수준과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어떤 나라는 법으로 강력하게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어떤 나라는 아직 권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유럽연합(EU) – 가장 적극적인 규제 선도국
화장품 속 미세 비드 금지
EU는 이미 2015년부터 세안제, 스크럽, 치약 등 화장품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했다.
포괄적 규제
- 2019년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Single-Use Plastics Directive)을 채택해 빨대, 식기류, 면봉 등 특정 제품의 시장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 2022년에는 미세 플라스틱을 의도적으로 첨가한 모든 제품(세제, 화장품, 농업용 비료 등)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강력한 실행 구조
EU는 회원국이 법적 구속력을 가진 지침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하며,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한다.
미국 – 주(state) 단위 중심의 부분적 규제
미세 비드 금지법
2015년 Microbead-Free Waters Act를 제정해 2017년부터 화장품에 포함된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했다. 이는 연방 차원의 최초 미세 플라스틱 규제다.
주 단위 추가 조치
- 캘리포니아: 플라스틱 빨대 자동 제공 금지, 플라스틱 병 재활용 의무 강화.
- 뉴욕: 비닐봉지 사용 금지법 시행.
한계
연방 차원의 통합 규제는 아직 제한적이며, 주마다 규제가 달라 정책 효과가 분산되는 문제가 있다.
캐나다 – 독성 물질로 분류
법적 지정
2021년 캐나다 정부는 플라스틱을 독성 물질로 공식 지정했다. 이로써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을 폭넓게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금지 품목
- 일회용 비닐봉지, 빨대, 수저, 접시, 컵 뚜껑을 단계적으로 금지.
- 미세 비드가 포함된 세안제와 세제를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
특징
캐나다는 플라스틱 문제를 단순 쓰레기 관리가 아니라, 보건과 환경 전반에 영향을 주는 유해 물질 관리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선진적이다.
일본 – 점진적 규제
정책 방향
일본은 미세 플라스틱을 직접 금지하기보다는, 기업 자율 협약과 기술 개발 지원을 중심으로 대응해 왔다.
구체적 조치
- 2018년 플라스틱 자원순환 전략 수립.
-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감축 목표 설정(2030년까지 25% 감축).
- 화장품 업계는 자발적으로 미세 비드 사용을 중단.
한계
강제성이 부족해 규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 – 규제 확대 중
미세 비드 금지
2017년부터 세안제, 치약 등 세정용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일회용품 규제 강화
- 2022년 11월부터 카페·식당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 편의점 비닐봉지 유상화.
향후 계획
환경부는 세제, 세탁용품 등 생활 전반의 미세 플라스틱 첨가 규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 강력한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정책 방향
중국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강력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주요 조치
- 2020년부터 대형 도시에서 비닐봉지 사용 전면 금지.
- 일회용 빨대, 식기류 사용 제한.
-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퇴출할 계획.
특징
규제 속도가 빠르고 강력하나, 지방별 집행 수준에는 편차가 있다.
기타 국가 사례
영국
- 2018년 세계 최초로 미세 비드 사용을 전면 금지.
- 2020년부터 플라스틱 빨대·면봉·스틱 사용 금지.
인도
- 2022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19종 사용 금지.
- 위반 시 벌금 및 형사 처벌 가능.
호주
- 주 단위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를 추진.
- 일부 주는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전면 금지를 목표로 설정.
국가별 규제 비교 분석
- 규제 강도: EU, 캐나다, 영국, 중국 > 한국, 미국(주 단위) > 일본.
- 접근 방식:
- EU, 캐나다: 법적 강제 규제 중심.
- 미국, 일본: 부분적·자율적 규제 중심.
- 한국, 중국: 규제 강화 단계 진행 중.
- 성과: 강력한 규제를 시행한 지역에서 일회용품 사용량과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 국제 협력 필요: 미세 플라스틱은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 때문에 국제 협약이 필수적이다.
- 산업 전환: 석유화학 기반 산업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재생 가능한 소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 소비자 참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 행동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 과학적 데이터 확충: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세계 각국의 미세 플라스틱 규제 정책은 강도와 속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EU와 캐나다는 강력한 법적 규제를 통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빠른 실행으로 세계 최대 배출국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일부 국가는 자율 규제에 머물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은 규제를 확대하는 과도기에 있다. 앞으로는 국제적 협력과 기술 혁신, 소비자 실천이 결합되어야만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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